
목련꽃이 피면 양희은의 노래가 생각나듯 가끔 초등학교 봄 소풍이 떠오른다. 지금 초등학생들은 어떤 기분일지 모르겠지만 소풍 전날 비가 오면 어쩌나 싶을 정도로 신이 났습니다. 그 당시 피크닉은 보통 학교 근처에서 도보로 열렸습니다. 요즘처럼 버스를 타는 경우를 찾기 힘들었다.
암튼 재미있고 감동적이었습니다. 정오에는 김밥을 먹고 자유 시간을 가졌습니다. 가끔은 보물찾기도 했다. 그런데 어쩐지 소풍날을 알고 솜사탕 아저씨가 정오쯤에 나타났다. 아이들이 몰려들었습니다. 남자는 자전거 뒤에 싣고 온 작은 동그란 틀에 솜사탕 기계를 돌려 솜사탕을 만들어 팔았다.

남자는 기계 중앙에 있는 작은 활송장치에 백설탕 한두 스푼을 넣고 기계를 켰다. 그런데 설탕이 사라지고 신기하게도 연기 같은 하얀 실이 나왔다. 삼촌은 그것을 나무 젓가락에 감고 마술처럼 크고 하얀 솜사탕을 만들었습니다. 이렇게 생산된 솜사탕은 불티나게 팔렸다.
친구들을 보니 입에 침이 고였습니다. 옆 사람에게 물어봐 “맛있니?” 물어보니 솜사탕을 손가락으로 뜯어서 건넸다. 입에 넣자마자 녹고 설탕의 단맛이 혀에 닿는 순간 빛의 속도로 뇌로 이동한다. 달콤함을 통한 강한 행복감으로 피크닉을 더욱 즐겁게 만들어준 새로운 기억이 있습니다.

아파트 단지에도 목련이 피었습니다. 솜사탕처럼 생긴 커다란 목련꽃이 푸른 봄 하늘을 배경으로 나뭇가지에 앉아 있다. 처음에는 왜가리 떼처럼 보였던 목련꽃이 이상하게도 솜사탕으로 변해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목련은 가엾게도 짧게 핀다. 조금 더 오래 걸렸으면 좋았을 텐데. 어차피 질 거니까 뭐가 그리 급한지 모르겠어.